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을 상대로 한 ‘묻지마 칼부림’ 추정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약 140m를 뛰어다니며 남성 4명을 잔혹하게 공격했는데, 이 중 한 명은 숨졌다. 특히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면서 파장이 훨씬 커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1일 오후 2시8분쯤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조모(33)씨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조씨는 10여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으며, 사망한 20대를 포함해 피해자는 모두 조씨와 일면식도 없던 남성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조씨는 폭 4m가량의 골목을 빠르게 움직이며 범행을 저질렀다. 최초 범죄를 저지른 곳은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이었다.
조씨는 한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걸터앉아 있다가 경찰에 순순히 붙잡혔다. 검거 과정에서 조씨는 흉기를 내려놓고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세상 살기가 싫다”며 “여태까지 내가 잘못하게 산 건 맞는데 열심히 살아도 안 되더라고. X같아서 죽였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적의 조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이며 미성년자 시절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씨는 별다른 직업은 없고, 어릴 적 부모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횡설수설하거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조씨는 인천 자신의 주거지와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고 이날 범행 직전에도 할머니 집에 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조씨 주거지 두 곳을 수색하고 휴대전화 1대를 임의제출받았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했으나 음성 반응이 나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대낮 번화가에서 칼부림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가게 안으로 몸을 숨기는 등 공포에 떨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