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애인시설 독극물 의심 소포…브러싱스캠 가능성?

입력 2023-07-21 14:03 수정 2023-07-21 14:04
지난 20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로 배송된 의문의 대만발 우편물이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동구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발견된 독극물 의심 소포가 이른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브러싱 스캠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불법으로 얻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아무에게나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하는 행위를 뜻한다. 소비자들이 리뷰나 구매가 많은 순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성향을 악용한 사기 수법 중 하나다.

앞서 20일 낮 12시 29분쯤 동구 서부동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노란색 비닐봉지로 된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간이 검사 결과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이 드러나지 않아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해당 봉지에 별다른 물질이 들어있지 않아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소포 겉면에는 해당 장애인복지시설 주소와 함께 수취인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이 시설에 해당 이름을 가진 직원·이용자는 없었고 전화번호도 확인되지 않는 번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우체국을 통해 배송경로를 우선 파악하고 있다”며 “시설 소독은 완료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도에서도 대만에 주소를 둔 노란색 봉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제주 보건환경연구원이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