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레드포스 허영철 감독이 상대방 탑라이너 캐리력 억제가 DRX전의 핵심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농심은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7주 차 경기에서 DRX에 2대 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승10패(-14)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1라운드 패배를 복수한 농심이다. 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라운드 대결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유리한 상황에서 역전당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1라운드 때는 역전패를 당했는데, 이번엔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덜 무너졌다. 복수에 성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농심의 약점 중 하나로 지목됐던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경기가 이날은 나오지 않았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1세트에서 이기면 이후에도 곧잘 한다. 그런데 라인전에서 터지거나, 역전을 당하면 그 다음 세트까지도 회복이 되질 않는다”면서 “오늘은 쉽게 무너지는 점을 고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언제 싸워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필요할 때 싸우고, 운영적으로도 오브젝트에 딱딱 맞춰서 플레이했다. 빠른 결단이 승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농심은 오브젝트 싸움에서 상대보다 크게 앞섰다.
농심은 ‘라스칼’ 김광희의 손발을 묶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허 감독은 “1라운드 경기에선 김광희의 영향력이 너무 커서 게임이 힘들었다. 김광희가 제일 잘하는 잭스가 들어가는 구도를 밴으로 없애고, 탑 라인전에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픽들로 조합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럼블도 충분히 주도권을 잡는 픽이다. 1페이즈에서 고르지 않으면 밴할 생각이었다”면서 “결국 김광희를 묶는 걸 핵심으로 여겼다. 3세트 때도 럼블과 잭스를 밴하면 레넥톤 상대로 주도권 잡을 픽이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광희는 3세트에서 뽀삐를 선택했다.
농심은 DRX가 ‘레넥톤 사냥꾼’인 퀸을 쓸 확률도 거의 없다고 봤다. 허 감독은 “레넥톤 상대로 쓸 만한 건 퀸 정도인데, 상대가 이미 아이번과 트리스타나를 뽑은 상태였다. 퀸과 함께 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3세트 때 ‘쿼드’ 송수형을 투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송수형은 항상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팀 운영과 상황 유불리에 따른 목표 설정, 오브젝트 설계가 그의 장점”이라면서 “경기에 나서서 운영을 잘해주길 바랐다”고 밝혔다.
최근 탑라이너 ‘든든’ 박근우를 2군 리그에 내보낸 이유도 밝혔다. 허 감독은 “자신감 회복 차원”이었다면서 “박근우가 슬럼프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2군 무대도 오랜만에 경험해보고, 2군 선수들과 스크림도 해보면서 자신감을 되찾길 바라는 의도로 2군 경기에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