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성현’ 탄생이 기대된다.
주인공은 뉴질랜드 국적의 이창기(27)다. 이창기는 20일 충남 태안 솔라고CC 솔코스(파72·7264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줄이고 버디 9개를 쓸어 담았다.
합산 점수 16점을 획득한 이창기는 선두에 2점 뒤진 단독 2위에 자리했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아 18점을 획득한 황도연(30)이다.
이 대회는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주는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현재 KPGA 코리안투어 시드 대기자 신분(시드번호 151번)으로 호주투어서 활동 중인 이창기는 월요 예선 1위로 이 대회 출전 기회를 잡았다.
KPGA 코리안투어서 월요 예선을 거쳐 우승한 선수는 현재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활동 중인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이 유일하다.
김성현은 2020년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예선 8위로 본선에 진출해 우승까지 거머 쥐며 투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창기는 라운드를 마친 뒤 “예선을 거쳐 대회에 출전했는데 1라운드를 좋은 성적으로 마쳐 기분이 좋다”라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퍼트가 좋지 않아 퍼트 연습 시간을 늘렸다. 그래서인지 퍼트와 웨지샷이 잘 된 하루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창기는 이번이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두 번째 출전이다. 그는 지난 6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이창기는 9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호주투어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호주투어가 8월부터 4월까지 시즌이 열려 현재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에 타계한 할머니 얘기를 꺼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창기는 “지난 4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 댁이 골프장에서 50분 가량 떨어진 당진”이라며 “지금은 아무도 살고 계시지 않는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그 곳에서 혼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이창기는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1차 목표는 컷 통과”라며 “간절하면서도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 일단 리랭킹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둬 최대한 많은 리랭킹포인트를 획득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태안=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