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What‘s업] “중년 소비자 꽉 잡았다”… 4050 여성 패션플랫폼 ‘퀸잇’

입력 2023-10-31 06:01
1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있는 라포랩스㈜ 사무실에서 (왼쪽부터) 공동대표 홍주영 대표와 최희민 대표를 만났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의식주’가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옷을 뜻하는 ‘의’는 사업성을 따져봤을 때 먹을 것보다 ‘객단가’가 2~3만원 높다. 객단가는 고객 한 명당 평균 구매액으로 매출에 직결되는 지표다. 또 마진율도 식품업계보다 약 10%가량 높다. 이렇다 보니 패션 플랫폼 업계는 경쟁이 치열하다. 패션 플랫폼들이 겨냥하고 있는 연령대는 ‘MZ세대’다. 이커머스 시장을 이용하는 데 익숙하며 패션 변화에 민감하므로 구매율도 높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40대 이상은 아직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그러나 철저한 시장 분석으로 기성 패션 플랫폼이 발견하지 못한 곳을 찾아낸 곳이 있다. 라포랩스㈜의 ‘퀸잇’은 4050대 중장년층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패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라포랩스㈜ 최희민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는 공동대표인 홍주영 대표와 함께 “의식주 중 가장 보편적이고 그 누구도 찾아내지 못한 시장을 선점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시절 대학동기였던 홍 대표와 함께 ‘비즈톡’이란 뉴스레터 서비스를 창업했다. 2년 동안 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었지만, 사업성과 보편성이 부족해 수익과 연결하지 못했다. 이것이 다음 창업에 큰 교훈이 됐다”고 했다.
라포랩스㈜ 공동대표 (왼쪽부터)홍주영 대표와 최희민 대표.

최 대표는 ‘의식주’에서 ‘의’에 주목했다. 이미 먹을 것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강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패션도 마찬가지였다.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은 ‘MZ세대’에만 집중했다. 최 대표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서 답을 찾았다. MZ세대(1980~2010년 출생)는 202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7.4%(약 1926만명)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장년층 인구(1959~1981년 출생)는 총인구의 40.3%(약 2018만명)으로 MZ세대와 맞먹는다.

최 대표는 길거리, 당근마켓, 알바천국 등에서 4050세대 중 최근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매주 10명씩 만나 총 300명을 인터뷰 한 끝에 시장 검증을 끝날 수 있었다. ‘퀸잇’ 출시 시기도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이던 2020년 9월 출시해 이커머스 급성장 시기에 급류를 탔다. 최 대표는 “플랫폼 개발 초창기 중장년층 의류 브랜드 대표분들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한 탓에 온라인 매장이 없는 곳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하자 함께해주셨다”고 회상했다.
4050 여성을 위한 모바일 패션 플랫폼 ‘퀸잇’. 라보랩스㈜ 제공

퀸잇은 철저한 사업 검증으로 출시 2년 10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가 540만을 넘어섰다. 또 최근 시리즈B 투자의 연장으로 알토스벤처스가 주도해 340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현재까지 누적투자 금액은 약 750억원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