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태국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43) 대표의 총리 도전이 마침표를 찍었다.
전진당을 비롯한 야권 8개 연합은 19일 상·하원 총리 선출 2차 투표에서 피타 대표를 후보로 재지명했으나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태국 타이랏TV 등에 따르면 피타 대표는 지난 13일 총리 선출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상·하원 전체 749석(상원 249석·하원 500석) 중 324표를 획득, 과반인 375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태국 정치 제도상 총리가 되려면 의회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군부 진영 상원 의원들은 피타 대표를 후보로 다시 지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시간 찬반 토론 끝에 의회는 투표를 거쳐 피타 대표를 후보로 하는 2차 투표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토론 과정에서 피타 대표에게 의원 직무 정지 결정을 내렸다. 피타 대표는 토론하던 도중 의회를 떠나야 했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태국 방송사 iTV 주식을 보유한 피타 대표의 출마가 위법이라며 헌재에 사건을 회부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여 판결 때까지 그의 의원 직무를 정지시켰다. 태국 선거법상 방송사 주주는 국회의원 등 공직 출마를 할 수 없다.
피타 대표는 기업인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이다. 태국 명문 탐마삿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유학했다. 그가 이끄는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왕실모독죄와 징병제 폐지 등 개혁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젊은 층의 인기를 얻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