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에 올라 내부를 둘러봤다.
미국을 제외한 해외 정상 중에 미 해군의 전략핵잠수함에 직접 승함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인 켄터키함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 맞춰 18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 입항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작전기지에서 승함 전 격려사를 통해 “한·미 양국은 NCG,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18일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의 실질적인 이행조치로서 NCG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는 핵자산과 비핵자산을 결합한 핵작전의 공동 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아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잇따른 무력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에 이어 이날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1981년 미국의 SSBN ‘로버트 리’ 함이 진해에 온 뒤 42년 만에 켄터키함이 부산 작전기지에 전개된 것”이라며 “이번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 내부 지휘통제실과 미사일통제실, 미사일저장고 등을 차례로 순시하고, 전략핵잠수함의 능력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핵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며 북핵위협에 대한 한·미 연합 대응능력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 승함 이후 해군작전사령부 본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평화는 한·미 동맹의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언급하면서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한·미 장병 모두가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당장 싸울 수 있는 정신 무장과 태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