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폭우 피해 예방책을 적시에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해 “21대 국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작년 폭우 피해 발생 후 여야가 예방책 마련을 위해 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점은 여야 모두 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법안이 사실상 뒷방 신세였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국회의 책임이며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추경 편성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고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오히려 시급한 수해 복구 지원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에 계류 중인 수해 대응 관련 법안 중 우선적으로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21건에 대해 야당과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해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하천법이나 수계 관련 법, 수자원공사법은 7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부처 간 이견이 있거나 7월 국회 처리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8월에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을 찾아 “박원순 전 시장이 서울 대심도 빗물터널 설치를 계획한 7곳 중 6곳을 모두 백지화했다”고 비판하며 지역 맞춤형 침수예방대책 수립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지류·지천 정비 사업은 하루빨리 해야 했던 것을 환경 우선론자들의 터무니 없는 논리로 그간 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계속 물 피해가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 주말 골프장을 찾은 일로 당으로부터 징계받을 위기에 처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