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에서 한 숙박업소가 이재민에게 무료로 방을 제공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예천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모텔 사장님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침수와 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게 한 숙박업소 측이 방을 무료로 제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침수와 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어머니를 돕기 위해 예천을 찾았다.
예천에 도착한 그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A씨는 “손 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면서 “산사태와 침수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아직 고인분들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식당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힘낼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같은 처지에 놓인 분들의 격려, 목숨을 부지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자는 감사함. 또한 잘 곳이 없어 숙소를 찾던 중 예천의 ○모텔 사장님은 방을 무료로 제공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사장님이) 어머님 앞을 앞장서시더니 식당에서 저녁을 선결제하시던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과 표현할 수 없는 선의를 받았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글을 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지금이지만, 어려울 때 받은 이 은혜를 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피해와 정신적, 물질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수해 피해자 지역 주민과 군민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실제 A씨의 어머니는 19일 현재 해당 숙박업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업소 주인인 B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까지 지내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내일(20일)부터 예천에서 양궁대회가 열려 몇 달 전부터 방 예약이 이미 꽉 차는 바람에 (어머님이 거처를) 옮기신다”면서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했다.
B씨는 앞서 수해 피해를 본 또 다른 노부부에게도 무료로 방을 제공했다. B씨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숙박업소에서 하루 머무른 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큰 도움도 아닌데 부끄럽다”면서 “우리 고향에서 어려운 일이 생겼으니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