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주도에 따르면 다음 달 말 제주에 첫 지하차도가 개통한다. 이 지하차도는 제주국제공항 화물청사 서쪽 용문로∼공항서로 구간으로 길이 520m, 높이 4.5m인 자동차 전용 지하차도(왕복 4차로)다.
제주공항 지하차도는 제주공항 교통량 증가에 대비해 개통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총 285억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다. 앞서 교통량이 많은 신제주 노형로터리 등지에 지하차도 조성이 검토됐지만, 암반 지형 등의 지질적 조건에 맞지 않아 그간 지하차도를 만들지 않았다.
제주공항 지하차도 운영계획에 따라 현재 제주공항입구 교차로 외에 공항교차로와 용문교차로가 추가로 생기고 일대 차량 진행 방향이 일부 조정된다. 도는 지하차도를 조만간 임시 개통해 운영한 뒤 문제점이 나타나면 본 개통 전에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며칠 전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로 1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한 만큼 도는 제주공항 지하차도 개통 전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등을 사전에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난 발생 시 대비 방안도 이중 삼중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제주공항 지하차도는 V자 모양인 궁평2지하차도와 달리 L자 모양으로 설계돼 지하차도 중간에 물이 고이지 않는 구조다. 지하차도 서쪽 끝에 연결된 하천으로 물이 흘러가는 자연 배수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는 제주공항 지하차도의 경우 집중호우 시 시간당 최대 100㎜, 1일 최대 400㎜의 폭우에도 침수 피해 없이 정상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제주공항 지하차도 공사 현장을 방문해 개설사업 추진계획과 지하차도 설계내용을 보고 받았다. 오 지사는 “지하차도는 안전하게 설계됐지만 태풍이나 예측하지 못한 폭우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태풍이나 호우경보 시 지하차도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차단 시설과 관제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