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마을호텔 18번가 골목길…야생화 가득한 정원으로 거듭난다

입력 2023-07-19 13:11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마을호텔 18번가 골목길에 있는 LED 야생화꽃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정선군 제공

고한 마을호텔 18번가의 골목길이 야생화의 꽃향기와 예술작품이 가득한 정원으로 거듭난다.

강원도 정선군은 고한읍 고한18리에 있는 마을호텔 18번가에서 골목길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골목길 곳곳에 야생화 정원을 조성하고, 야생화 조형물과 그림, 예술작품 전시를 통해 마을 전체를 특색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가는 사업이다.

고한읍 골목길에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주제로 한 ‘야생화 오즈로드’가 조성된다. 집과 상가 등 건물 앞에 개성이 넘치는 화단을 조성한 뒤 동자꽃과 원추리 등 정선지역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심는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종이와 LED 조명을 이용해 만든 꽃을 화단에 심어 밤에도 빛나는 정원을 만들기로 했다.

지역의 화가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건물 벽에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인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 등을 그려 넣는다. 골목길 곳곳에는 야생화 조형물과 조각상 등 다양한 예술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고한 마을호텔 18번가 야경. 정선군 제공

2020년 문을 연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 공간을 부대시설로 이용한다. 빈집과 민박집을 리모델링해 만든 숙박시설은 호텔로, 마을 사진관과 이발소, 카페, 세탁소는 호텔 편의시설이 된다. 중국집과 고깃집, 초밥집 등 음식점은 호텔 레스토랑 역할을 한다. 이들 상점은 투숙객에게 5~10%의 할인을 제공한다. 관광객을 위해 LED 야생화 만들기와 다육식물아트 등 체험행사도 운영한다.

고한읍은 석탄 광산이 문을 닫은 이후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빈집이 늘어나는 등 황폐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꾸려 마을호텔을 만들고 매년 정원박람회를 여는 등 침체한 마을을 생기가 넘치는 곳으로 가꿔나가고 있다. 마을호텔 18번가는 매년 200여팀 5000여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가는 등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SNS 등을 통해 사진찍기 좋은 장소로 소문이 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안훈호 마을호텔 18번가 협동조합 이사장은 “폐광지역의 인구감소와 경제침체를 해결할 방법은 주민 스스로 마을을 재생시켜나가는 것”이라며 “예술과 역사, 주민의 따뜻함이 함께하는 마을호텔 18번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