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훔치는 참전용사 없도록…‘가득찬 보훈밥상’ 추진

입력 2023-07-19 10:13 수정 2023-07-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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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시달리던 6·25전쟁 참전용사가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훔치다 붙잡힌 일이 알려진 가운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보훈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책을 마련했다.

국가보훈부는 20일 전쟁기념관에서 중기중앙회와 ‘가득찬(饌) 보훈밥상’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취약계층 6·25 참전유공자 가정에 균형 잡힌 반찬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국가보훈부는 대상자를 발굴하고 중기중앙회가 밑반찬을 구매해 배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업무협약은 최근 생활고를 겪던 6·25 참전용사 A씨가 마트에서 반찬을 훔치다 붙잡힌 사건이 계기가 됐다. 80대 후반인 A씨는 지난 4~5월 초까지 자택 주변 부산 금정구 한 소형 마트에서 7차례에 걸쳐 젓갈과 참기름, 참치캔 등을 훔쳤다. 그는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아왔으며, 약해진 치아 탓에 밥과 함께 먹을 참기름과 젓갈 등이 필요했으나 생활비가 부족해 마트에서 이를 훔치다 적발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부족해 물건을 훔쳤다.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정부에서 매달 지급하는 60여만원이 A씨의 유일한 생활비였다.

국가보훈부와 중기중앙회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참전유공자의 결식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우선 양 기관의 업무협약에 따라 올해 3억원 상당의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미흡한 사항은 보완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