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연 6%를 돌파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를 겪었던 MG새마을금고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급히 내다 판 채권이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린 탓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6.2%, 고정형(5년 이후 변동)은 4~5.9%로 집계. 6개월 만기 신용대출 금리는 연 4.4~6.3%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자금 조달 수단인 은행채 금리가 오른 여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지표로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 5월 2일 연 4%에서 지난 14일 4.2%로 약 두 달 새 0.2% 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지표인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3.6%에서 3.9%로 0.3% 포인트 뛰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채권을 대량 팔아치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14일 새마을금고는 5조400억원어치의 채권을 매도했는데 이는 지난 6월 한 달간 매도액(1조700억원)의 5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금융시장에 새마을금고발 공급이 쏟아지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채권값이 내리면 가격 대비 투자 수익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낳아 금리는 오른다.
이 기간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5대 시중은행이 새마을금고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 6조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은행권에서는 금리가 급등한 은행채 대신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예금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작됐다. 우선 NH농협은행이 지난달 1일 연 3.5%였던 1년 만기 NH올원e예금 금리를 최근 3.6%로 0.1% 포인트 높였다. 이 기간 KB국민은행도 1년 만기 KB스타 정기 예금 금리를 3.7%에서 3.71%로 0.01% 포인트 올렸다.
이런 현상은 다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8곳의 정기 예금 금리가 대출 금리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구성 요소이기 때문. 예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상승하고 대출 금리가 따라 오르는 구조다.
당장 이달 새로 실행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승한다.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로 전월(3.56%) 대비 0.14% 포인트 높아졌는데 은행권이 18일부터 이를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코픽스 상승분(0.14% 포인트)만큼 인상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