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가 코스닥시장 사상 5번째로 종가 기준 100만원 위에서 마감돼 ‘황제주’로 안착했다. 에코프로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는 2개월간 나오지 않았다. 에코프로는 장중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되찾았지만, 더 큰 상승률을 기록한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그 자리를 다시 빼앗겼다.
‘황제주’ 된 코스닥 5번째 상장사
에코프로는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99만9000원)보다 11.91%(11만9000원) 급등한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1만8000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해 100만원 위에 출발한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장중 114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110만원 선을 끝까지 지켜 ‘황제주’(주당 100만원짜리 주식)로 안착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10일 코스닥시장 사상 5번째로 장중 100만원을 돌파한 종목이 됐지만 마감까지 ‘황제주’ 지위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 17일에도 장중 100만원 선을 뚫고 올라간 주가는 마감할 때 99만9000원으로 ‘황제주’ 자격에서 1000원이 부족했다. 우선주를 제외하고 코스닥 상장사 5번째로 이날 마감 종가 기준 ‘황제주’에 올랐다.
에코프로 시총은 이날 마감 종가에서 29조7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장중 한때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의 상승세가 더 강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16.85%(4만7000원) 급등한 32만6000원에 마감돼 시총을 31조8832억원으로 불렸다. 이로써 코스닥 시총 1위는 에코프로비엠, 2위는 에코프로로 돌아갔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친환경 솔루션 업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숏 스퀴즈? 증권사 보고서 2개월간 ‘감감’
에코프로는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2차전지의 강세를 견인한 주도주로 꼽힌다. 올해 상승률만 950%를 웃돈다. 하지만 에코프로의 성장성을 놓고서는 증권가 안팎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당장 증권사 보고서만 해도 지난 5월 19일 하나증권의 목표가 하향 보고서를 제외하고 2개월간 나오지 않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12일 “에코프로의 현재 시가총액은 5년 뒤 예상되는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 위대한 기업이지만 지금의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당시 김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45만4000원이었다.
당시 보고서를 놓고 증권가에서 에코프로를 놓고 사실상 처음으로 나온 매도 의견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19일 에코프로에 대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내렸다. 이를 마지막으로 다른 증권사에서도 에코프로에 대한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에코프로의 최근 강세를 놓고 ‘황제주’ 안착을 위한 매수세 집중, 공매도에서 돌아선 ‘숏 스퀴즈’ 같은 여러 의견이 증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거래자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바꿔 매수에 나서는 거래를 말한다.
일각에서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8월부터 에코프로가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