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에코백 속에 샤넬백”…민주당 인사의 자책골

입력 2023-07-18 14:54
박영훈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이 지난 14일 트위터에서 김건희 여사의 에코백에 샤넬백이 들어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사진들. 박 부의장 트위터 캡처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년 정치인이 ‘김건희 여사가 에코백 속에 샤넬백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모순점을 발견하고선 약 사흘 만에 철회했다.

이를 두고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러니 ‘더불어 조작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맹공을 폈지만,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외려 “여사님의 명품사랑으로 읽힌다”며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

박영훈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은 지난 14일 트위터에 김 여사의 사진과 함께 “에코백 들고 내리는 김 여사, 에코백 속에 숨겨진 가방은 샤넬 명품 가방”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의 사진은 최근 리투아니아 순방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훈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이 '김건희 여사 에코백 내 샤넬백' 의혹을 제기했다가 번복하고 있다. 박 부의장 트위터 캡처.

박 부의장은 자신이 언급한 샤넬백의 품명과 가격, 사진도 함께 올렸다.

박 부의장이 제기한 의혹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그러다 에코백 안의 물체와 샤넬백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고, 박 부의장은 이를 인정하고선 의혹을 철회했다.

박 부의장은 1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 여사의 에코백 속의 가방 또는 파우치는 샤넬의 제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탑핸들의 유무 등에서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저도 더욱 확인하겠다”고 했다. 최초 의혹 제기 글은 삭제된 상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한결 기자

그러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치고 빠지는 속칭 ‘떴다방’식 민주당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였다.

박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소속 인사의 ‘아니면 말고 식’ 조작을 보니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며 “아니면 슬그머니 한 줄 해명 아닌 해명으로 넘어가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게 국민 현혹시키는 가짜뉴스”라며 “가짜뉴스로 흥한 자 가짜뉴스로 망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반면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시민 눈에 그리 보이는 덴 이유가 있다”며 김 여사 비판에 가세했다.

민 의원은 “(에코백 안 샤넬백이) 숨기거나 감추려는 의도일까. 아닐 것”이라며 “카메라가 한 두 대도 아닌데,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미련한 이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혹여나 (샤넬백이) 물에 젖을세라, 행여나 때 묻을세라, 작은 스크래치라도 막아보겠단 여사님의 명품사랑으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연히 명품샵 방문 이야기가 나오고, 괜히 명품쇼핑 소문이 도는 게 아니다. 모두 뿌린 만큼 거두는 법”이라며 “주가조작, 논문위조, 양평 땅 투기…‘국모’로 존경받긴 어렵겠다”고 비난했다.

민 의원은 이어 “그래도 이 나라의 퍼스트레이디 아닌가”라며 “여사님의 명품사랑, 그 절반의 절반이라도 나라와 시민에 쏟아주기 바란다. 최소한 시늉이라도 좀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