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실종자 8명 중 3명 수습…구조견, 해병대가 발견

입력 2023-07-18 14:52 수정 2023-07-18 16:13
구조대원들이 18일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폭우로 매몰되거나 물에 휩쓸려 실종된 주민 8명 가운데 3명이 18일 시신으로 수습돼 도내 폭우에 따른 사망자가 22명으로 늘었다.

18일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에서 60대 여성 이모씨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 씨는 지난 15일 새벽 은풍면 은산리에서 남편과 함께 차량을 타고 가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이날 제곡리 한천 일대를 수색하던 해병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씨는 부러진 나무 가지에 몸이 걸린 상태였다.

수색 당국은 이 씨가 한천 상류 지점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했다. 함께 실종된 이 씨의 남편(70대)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수색당국은 이날 낮 12시 3분쯤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 마을회관에서 50m 떨어진 지점에서 70대 여성 강 모씨 시신도 수습했다. 경찰 구조견이 나무 무더기에서 숨진 강 씨를 발견했다.

또 이날 오후 3시37분쯤에는 효자면 백석리에서 실종됐던 ‘자연인’ 장병근(70대) 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장 씨는 지난 2019년 3월 종편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해 지역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장 씨의 아내(66)는 지난 16일 오후 3시 45분쯤 집에서 2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번 산사태로 이들 부부가 살던 집은 형체도 없이 통째로 쓸려 사라졌다.

이들의 발견으로 경북지역 사망자는 모두 22명, 실종자는 5명으로 집계됐고, 5명은 모두 예천에서 실종됐다.

이번 폭우로 경북도내서는 2226가구 3357명이 일시 대피했고 현재 1184가구 1722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택은 233채가 파손되거나 물에 잠겼다. 전파 46채, 반파 35채, 침수 152채로 집계됐다.

축사 20곳이 물에 잠기고 5곳은 파손됐으며 가축 10만5028마리가 폐사했다. 농작물은 2161.2㏊(3026 농가)에서 피해가 났다.

소방, 경찰, 군 등 당국은 전날까지 인력 5700여명과 장비 1000여대를 투입한 데 이어 이날도 인력 3589명, 장비 921대를 투입해 수색과 응급 복구에 전력을 쏟았다.

이날 수색에는 해병대 장갑차까지 동원됐다.

해병대 1사단은 예천 경진교에서 삼강교 구간 19㎞에는 드론 2대와 소형고무보트(IBS) 8척을 투입해 수색을 도왔다.

오후에는 회룡포 일대에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를 투입해 하천 주변을 탐색했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도 필요할 경우 투입하기 위해 대기시켜 놓은 상태다.

예천군은 폭우와 산사태로 지역에서 사망한 주민을 애도하는 기간을 오는 21일까지 갖는다.

예천군은 이 기간 공무원들이 근조 리본을 착용할 수 있도록 각 읍·면사무소에 근조 리본 1100개를 배포했다. 실종자 수색과 피해 현장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군 단위 축제도 전면 중단한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애도 기간을 통해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려고 한다”며 “군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총동원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