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불볕더위가 미국 전역에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 데스밸리는 최고기온이 53.3도까지 치솟았고, 미국 전역에서 1억 명 이상이 폭염 경보를 받았다. 미 북동부는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록적인 폭염이 미국 남서부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최대 강도로 나타났다”며 “37.7도를 웃도는 수많은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데스밸리는 53.3도를 기록했고, 사상 최대 기온(54.4도)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국 14개 주에서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됐다. 워싱턴주와 미국 남서부, 텍사스주, 플로리다주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지역이 폭염 영향권에 들어갔고, 1억 명 이상이 폭염 경보를 받았다.
사상 최고 기록도 이어졌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전날 47.7도로 3일 연속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피닉스는 최고기온이 43도를 웃도는 날씨가 최근 17일간 이어졌다. 기상학자들은 역대 최장 기록(18일)이 이번 주 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수 주 동안 기온이 43도를 넘어섰고, 주말엔 47도까지 치솟았다. 텍사스주 엘패소는 28일 연속 37도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기 폭염 기록을 경신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역시 44도를 웃돌며 사상 처음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14일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4건의 산불은 이날까지 7600에이커를 태웠다. 역대 최악의 캐나다 산불도 다시 확산해 연기가 이날 오전 시카고까지 도달했고, 오대호 일부를 뒤덮었다. 사우스다코타주와 몬태나주에서도 연기가 짙었다. CNN은 11개 주 6000만 명이 대기질 나쁨 경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 북동부는 폭우 피해가 계속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벅스카운티는 전날 어퍼메이크필드에 발생한 돌발 홍수로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생후 9개월 아이와 2살 아이는 실종 상태다. 해당 지역에는 45분 만에 152.4~177.8㎜가 쏟아져 자동차 11대가 물에 잠겼다.
버몬트주와 뉴욕, 뉴저지주 등에는 이날도 많은 비가 내렸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와 미국발, 미국행 항공편 1600편 이상이 취소됐다. 국립기상청(NWS)은 코네티컷주와 매사추세츠주,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일부에 돌발홍수 경보와 토네이도 주의보를 발령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