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픈 게 잘못된 자세 아닌, 편두통 때문?

입력 2023-07-16 17:06
게티이미지

두통을 앓는 사람 중에는 유난히 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편두통 환자의 절반 이상이 목 통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목이 아플 수 있지만 편두통도 중요한 원인일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임희진 교수팀은 ‘목 통증이 두통에 미치는 영향과 편두통에서 수면 장애와 목 통증의 연관성’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8월~2021년 12월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 295명을 신경과 전문의의 면담 및 설문을 통해 분석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9세였고 성별로는 여성이 217명으로 남성 78명보다 많았다. 월평균 11.5일간 편두통을 앓았고 두통영향평가(HIT-6)의 평균 점수는 60점으로 ‘중증 두통’으로 진단됐다.

분석 결과 전체 편두통 환자의 51.9%(153명)이 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들 중 18.3%(28명)는 심각한 목 통증을 겪었다. 또 목 통증을 앓는 편두통 환자의 76.5%(117명)은 ‘목 통증이 두통 발작과 연관됐다’고 답했다.

두통이 목 통증과 연관된 경우 두통의 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과 편두통이 연관됐다고 답변한 그룹에서 심각한 목 통증을 앓는 비율은 22.2%(26명)로,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심각한 목 통증을 호소한 비율(5.6%)보다 훨씬 더 높았다.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목 통증, 월간 투약일수, 과도한 주간 졸림증 등이 있었다. 또 편두통과 목 통증을 앓는 환자에게서 더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두통의 빈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었다.

임 교수는 16일 “이번 연구를 통해 목 통증이 편두통의 심각도에 관련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수면장애와 편두통은 해부학적 구조와 두 질환에 관여하는 신경 펩티드로 인해 연관성이 높으며 특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오전 두통 등 더 심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두통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은 자주 목 때문에 머리가 아픈지 궁금해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목 통증은 편두통의 흔한 동반 증상이고, 통증과 수면장애를 조절하는 것이 두통의 강도를 낮추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 다만 편두통의 심각도에서 기존 목디스크 질환 병력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불러오는 질환임에도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소극적 치료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