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면서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최초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리투아니아 순방을 마치고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불시에 이뤄지고, 자폭 드론(무인기)까지 출몰하는 등 매우 위험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 그만큼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우선시하고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중시하는 기조와 의지를 만방에 알리기 위해 전쟁 지역 방문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14년 12월 순방 일정을 변경해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 부대 주둔지를 찾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정상회담 등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고, 한국 군대의 파병지를 찾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과는 차이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프랑스 파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 비행기는 서울로 가지 못한다”는 말로 이라크 방문을 깜짝 발표했다.
이어 쿠웨이트에서 공군 수송기로 환승해 일부 기자 및 수행원과 함께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었다.
이보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6년 10월 베트남을 방문, 맹호부대 장병을 격려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과거 우리 군의 파병지에 군 통수권자로서 방문한 사례는 있으며, 우리 파병지가 아닌 전장에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연대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경호에 지장이 없는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정부 등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샤바=문동성 기자, 최승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