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두 정상은 한국의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평화·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공동언론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안보 지원과 관련해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 대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는 지난 5월 양국 간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협정이 가서명된 것을 환영하고,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둔 1억 달러의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 물품을 최대한 신속히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 정부는 지난해 약 1억 달러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의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는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님과의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와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신속히 전달한 바 있다”며 “올해는 우크라이나 정부 재정 안정성을 위해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도 새롭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생즉사(生則死)·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10분 마린스키 궁을 방문해 10분간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11시20분부터 12시25분까지 65분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개최했다. 이어 오후 1시10분까지 45분 동안 양국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바르샤바=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