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와 은평구 일대에서 벌어진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판사는 14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3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피해자들의 75%는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20∼30대로,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고인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자신의 업체에 ‘바지 임대인’을 여러명 두고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인 뒤 피해자 37명에게 80억 300만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올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씨 등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됐다.
신씨는 다세대 주택 수백 채를 사들인 후 임차인들로부터 매매대금보다 높은 임대차 보증금을 받아 일부를 분양대행업자, 공인중개업자, 무자본 갭투자자 등의 이익금으로 분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은 금액은 건축주에 분양대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무자본 갭투자자의 명의로 이전하기로 하는 거래 구조를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