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났던 강남 또…“도로 발목까지 차올라” 아찔 상황

입력 2023-07-14 06:05
13일 하수구에서 빗물이 역류하는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도로. 트위터 캡처

13일 전국에 거센 장맛비가 쏟아진 가운데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서울 강남에서 또다시 일부 도로가 침수돼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역과 사당역 인근에서는 미처 배수되지 못한 빗물이 역류하면서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겼다. 강남역 부근과 역삼동 차병원사거리 등지에서도 성인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지난해 침수피해가 난 강남 영동시장 일대도 도로에 물이 찼다.

13일 하수구에서 빗물이 역류하는 서울 사당역 인근 한 도로. 트위터 캡처

SNS 등에는 강남 일대 도로의 침수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시민들은 지난해와 같은 물난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폭우에 퇴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지하철이나 버스가 혼잡을 빚기도 했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이어서 침수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시간당 70㎜가량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 위 차가 거의 다 잠길 정도로 일대에 물이 차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바 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역 11번출구 옆 배수구 위로 빗물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우산을 써도 바지가 젖을 정도의 폭우가 시작되고 배수구가 막혀 제 기능을 못 하게 될 때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강남역 11번출구 옆 배수구 위로 빗물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오후 8시30분을 기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산사태 위기경보도 오후 10시30분을 기해 서울 인천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 9개 지역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전국에 굵은 장맛비가 계속되는 만큼 비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전까지 서울, 인천, 경기북부, 강원중·북부내륙·산지에, 13일 밤부터 15일 사이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북북부내륙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