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보 ‘심각’…서울 연희동선 도로 무너져 긴급대피

입력 2023-07-14 04:18 수정 2023-07-14 04:57
13일 오후 폭우로 축대가 무너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도로에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방수포가 설치돼 있다. 이날 축대 붕괴로 인명피해는 없으나 축대 아래쪽 20가구 46명이 대피했다. 연합뉴스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면서 위기 경보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오후 8시30분을 기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했다. 수도권에는 오후 9시부터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산사태 위기경보도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0시30분을 기해 서울 인천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 9개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3단계 경계에서 4단계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전까지 서울, 인천, 경기북부, 강원중·북부내륙·산지에, 13일 밤부터 15일 사이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북북부내륙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오후 축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도로에 서대문구 통합지원반 관계자들이 추가 사고에 대비해 밤샘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본은 지자체 등 각 기관에 최고단계의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피해 발생 지역은 신속한 응급복구를 위해 군을 포함한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서울 3246명을 비롯한 전국 1만3112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강한 비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지·급경사지·산불피해지역 등 붕괴 우려지역과 반지하주택 등 침수우려지역은 사전 주민대피를 철저히 하고, 산간계곡, 하천변, 둔치주차장, 하천진입로 등은 통제하라고 강조했다.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산책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또 취약시간대인 새벽에 많은 강우가 예상되므로 재난문자, 마을방송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해 산사태·하천급류 주의 안내를 강화하고, 사전에 경보 및 대피체계를 재점검해 긴급상황 시에는 즉시 가동하라고 했다.

행안부는 재난안전문자를 통해서도 “반지하 주택, 지하상가 등 바닥에 물이 차오르거나 하수 역류시 즉시 지상으로 대피하고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은 빗물 유입시 출입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지역에 폭우로 인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오거리 인근 한남 고가 남단이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침수돼 차량이 서행 운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전역에서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오후 6시35분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는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도로 축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축대 아래쪽 주택 20가구 46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오후 3시27분쯤 광진구 중곡동에서는 옹벽에 구멍이 나 토사가 흘러내렸다. 시는 토사가 더 흘러내리지 않도록 구멍을 막는 조치를 했다.

전국 사유시설 피해 현황은 주택 침수 7곳, 차량 침수 10대, 담벼락 붕괴 2곳이다. 서울 서대문구와 서울 도봉구 등에서는 각각 2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부 가구는 아직 복구가 진행 중이다. 전국 도로 26곳, 하천변 481곳 등이 통제됐으며, 신안군 남강-가산항로 여객선 1척도 기상악화로 운행 통제된 상태다.

시와 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14일 오전 3시 기준 호우로 인한 하천 수위 상승으로 잠수교 보도와 증산교 하부도로, 양재천 하부도로,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 등 총 4곳이 통제되고 있다. 시내 27개 하천 출입은 전부 통제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