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최성봉의 장례가 뒤늦게 치러질 예정이다.
그동안 고인은 장례를 치러 줄 유족이 나타나지 않는 ‘무연고 사망자’의 처지였다.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장 냉동고에 기약 없이 안치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성봉의 전 매니저가 유족을 대신해 장례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13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구청 측은 전날 최성봉의 전 매니저이자 측근 A씨를 장례 주관자로 지정해 통보했다.
A씨는 조만간 최성봉의 시신을 인계받아 사비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15일부터 2일장을 치르며 팬들의 조문을 받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발인은 16일 엄수된다. 고인이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날로부터 약 26일 만이다.
최성봉은 생전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고인은 세 살 때 친부모에게 버림받아 보육원에 맡겨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가수의 꿈을 키워가는 모습으로 ‘한국의 폴포츠’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2014년 ‘느림보’를 발표하는 등 가수 활동을 이어오다 2020년 거짓 암투병 의혹에 휩싸였다.
최성봉은 대장암 3기, 전립선 암, 갑상선저하증, 갑상선암 투병 중이라며 크라우드 펀딩 모금까지 진행했는데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결국 최성봉도 암투병이 거짓임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러다 최성봉은 지난달 20일 “이제는 내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려 한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고,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최성봉은 숨지기 전 남긴 글에서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정말 많은 분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살아왔다”며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글이라 이 분통함을 알리고 싶지만, 여러분께 지난 세월 받은 사랑이 더 커 마음속에 묻기로 했다”라며 “저의 어리석은 잘못과 피해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거듭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고인의 시신은 부검 후 장례식장 냉동고로 옮겨졌다. 그러나 시신을 인계받겠다는 유족이 나타나지 않아 여태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