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즈’ 문우찬, ‘9연승’ 롤러코스터의 파일럿

입력 2023-07-13 20:34
LCK 제공

올여름 KT 롤스터는 한 번 기세를 타면 웬만해선 상대에게 역전 빌미를 내주지 않는다. 초반에 흥을 낼 때는 기분파처럼 플레이하지만, 경기가 중후반 단계에 돌입하면 갑자기 엄격하고 근엄한 표정을 짓는다. 올 시즌 이들이 당한 4번의 세트패 중 역전패는 단 한 번도 없다.

KT 운영의 축 중 하나는 ‘커즈’ 문우찬이다. 그는 오브젝트 컨트롤의 달인이다. 그는 늘 양 팀의 조합 강점, 성장 속도 등을 냉정하게 파악해 오브젝트 사냥 여부를 정한다. 상대가 초반에 득점해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자신들이 초반 오브젝트를 독식해도 절대 느슨해지지 않는다.

그런 그가 중후반 운영까지 터득하니 KT의 전력은 배가 됐다. 그는 올해 스프링 시즌 도중 남들 모르게 하나의 알을 깼다. 그는 13일 한화생명e스포츠전 이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스프링 시즌에 운영을 터득했다”고 밝혔다.

문우찬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한 스프링 시즌에 중후반 운영법을 새롭게 터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 코치님께서 늘 운영 포인트를 집어주셨다. 나도 계속해서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고치는 노력을 해왔다”면서 “어느 순간 두뇌 회전이 전보다 잘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배우고 익힌 것은 기존의 강점과 시너지가 났다. 문우찬은 “원래 드래곤 컨트롤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운영의 혈이 뚫리면서 중반부 이후 운영도 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우리가 중반 이후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기존 강점이었던 초반 드래곤 컨트롤과 새롭게 터득한 중후반 운영 능력이 시너지를 낸다. 덩달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문우찬은 이날을 위해 파괴전차를 해체분석해왔다. 문우찬은 “한화생명은 한타 선호도가 높은 팀이다. 언제 어디서 한타를 해야 할지 사전에 팀원들과 의논했다”면서 “오브젝트를 줘야 할 때는 주고, 가져가야 할 때는 반드시 가져가는 게임을 했던 게 오늘의 승인”이라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