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온 훈풍… 美 3.0% 인플레에 韓증시 ‘환호’

입력 2023-07-13 17:23
코스피지수의 마감 종가가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헤드라인(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1년 만에 3.0%로 내려가자 한국 증권·외환 시장은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2590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1270원대로 내려갔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국까지 태평양을 건너왔다.

코스피지수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6.51포인트(0.64%) 오른 2591.23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2602.21로 올라갔던 지수는 다시 2600선 아래로 내려왔지만 강세를 이어가며 2590선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2132억원, 기관은 5087억원을 순매수해 지수를 지탱했다. 개인은 7190억원을 팔았다.

코스닥지수는 13.19포인트(1.50%) 상승한 893.07에 마감됐다. 에코프로(3.91%), 셀트리온헬스케어(2.31%) 같은 코스피 시총 상위권의 상장사가 강세를 나타냈다.

우리 증시의 상승을 견인한 것은 지난 12일 밤 9시30분 미 노동통계국에서 발표된 6월 CPI다. 6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0%,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6월 9.1%로 최고점을 찍었던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정확히 1년 만에 6% 포인트 넘게 내려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의 둔화세는 연준의 긴축 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새벽 5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5%씩 상승했다.

연준은 오는 27일 새벽에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정례회의에서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유지하면 연내 2회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통화정책은 하반기에 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300원 밑에서 하방 압력을 높였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4.7원 밀린 1274.0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를 기준으로 1270원대에 머무른 것은 지난 6월 16일(1,271.9원) 이후 한 달여 만의 일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