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안에서 또 살해한 무기수…대법 “사형은 과해”

입력 2023-07-13 15:38 수정 2023-07-13 16:42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동료 수용자를 살해한 20대에게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사실상 감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8)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2명은 징역 12년과 징역 14년을 선고한 원심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사형의 선택기준이나 다른 유사 사건과의 일반적 양형의 균형상 사형 요건에 대한 법리 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9년 계룡시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무기수로 공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이씨는 2021년 12월21일 수용 거실 안에서 같은 방 40대 수용자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이씨와 공범들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 행위를 지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 봐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도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1심을 깨고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2심을 맡은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짧은 기간 내에 두 명을 살해했고 여러 차례 재소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A씨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법원이 사형 판결을 확정한 것은 2016년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 병장이 마지막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