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동문대로 각화농산물도매시장 이전작업이 재추진된다.
1991년 2월 개장한 이 도매시장은 시설이 낡고 교통혼잡이 수시로 발생해 종사자와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각화도매시장 이전건립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절차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사 선정을 위해 해당 제안서를 평가할 전문 위원을 21일까지 모집 중이다.
시는 용역사가 각화도매시장의 이전 후보지 선정과 함께 효율적 이전 방안을 조사·분석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앞서 도매시장 이전을 추진 중인 울산 등 4개 지역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수차례 견학을 다녀왔다.
그동안 농림축산부 중앙 도매시장으로 지정돼 운영 중인 각화도매시장은 광주지역의 대표적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하루 농산물 거래량이 728t에 달하는 이 시장은 부지 면적이 5만6000여㎡로 2004년 지방 도매시장으로 문을 연 매월동 서부농산물도매시장 11만1200여㎡의 절반 규모에 그치고 있다.
필수시설인 저온 저장시설 역시 2910여㎡로 서부도매시장 9550여㎡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시민과 8000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각화도매시장은 진입도로와 주차장마저 좁아 상습적 교통체증이 이어지고 각종 편의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3개의 도매법인 등에 소속된 350명의 중도매인과 입주상인 등 전체 종사자는 1000여 명에 달하고 농산물 폐기물만 하루 9.3t으로 면적대비 거래물량은 6.4t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시는 10여 년 전부터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여러 사정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2008년에는 정부 공모사업에서 선정돼 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가 공사 기간 영업손실을 우려한 상인들의 반대로 착공조차 못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2021년 사업이 취소되면서 시가 국비 123억원을 반납하고 관련 국비 신청을 제한받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시는 제 기능을 상실해가는 도매시장을 더 방치할 수 없다며 상인회 등과 협의를 거쳐 이전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전 대상지 조건으로는 고속도로 IC 2~3㎞ 이내, 주변 진입도로 월활한 접근성 확보, 경사지가 아닌 평지 25만㎡ 이상 면적 등이 제시된 바 있다.
시는 현재 시장 부지의 매각이나 공공개발을 포함한 합리적 활용방안도 각계의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이전사업에는 어림잡아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고 최소 5~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밥상에 오를 수 있도록 더 넓고 쾌적한 농산물도매시장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장 이전이 필요하다는 상인과 시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만큼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차질없이 이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