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이후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예고한 대로 올여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별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예정대로 올여름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방문 중인 리투아니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의 해양 방류 시기와 관련해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구체적인 방출 시기는 안전성 확보와 풍평(소문) 대책의 대처 상황을 범정부적으로 확인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방류 시기를 ‘여름 무렵’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일본 매체들은 구체적인 방류 시기를 8월이나 9월쯤으로 예상한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과 30분간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일본·한국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본에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전했다. 계획대로 방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한국 측과 실시간 공유,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한국 측에 해당 사실 공유 등이다.
하지만 ‘한국 전문가 참여’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