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측에 그 사실을 즉시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오염수 방류 시 점검 과정에 우리 측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민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며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해양 방출 개시 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토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양 정상은 또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임을 강조하고 규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동북아 지역을 비롯해 세계 평화를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 한·미·일 정상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특히 조만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 관련 미국 측 개최 제안을 환영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를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마주한 것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며 반가움을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뵌 후 다시 만나 뵐 수 있게 돼 아주 반갑다”며 “윤 대통령과 제가 일한 관계의 새 시대를 함께 개척하는 사이 정부와 민간 양측에서 폭넓은 분야의 협력이 진전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총리님을 다시 만나 뵙게 돼 기쁘다”며 “준비하시느라 애 많이 쓰셨고 많은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