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푸바오의 동생,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가 태어난 가운데 어미 판다 아이바오의 출산 과정을 책임진 사육사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유튜브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 TV’는 지난 7일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고 4일 뒤인 지난 11일 ‘전지적 할부지 시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푸바오 할아버지’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가 출산 전날인 6일 오후부터 7일 새벽까지 약 12시간 동안 엄마 아이바오(9세)의 출산 준비를 돕고 지켜보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다.
해당 영상에서 강 사육사는 곧 태어날 새끼 판다들을 위해 직접 말린 메밀을 손수 담아 베개를 만드는 등 아이바오의 출산에 앞서 준비로 분주했다.
이어 판다월드로 출근한 강 사육사는 진통이 시작돼 힘들어하는 아이바오 곁을 줄곧 지켰다.
강 사육사는 홀로 진통을 견뎌내는 아이바오의 사육장 밖에 붙어 앉은 채 계속해서 “아이바오 힘들어?” “잘할 거야” “걱정하지 마 밤새워 지켜줄 테니까” 등의 말을 건넸다. 중간중간 안타까운 듯 아이바오가 앉은 자리 가까이 가 쓰다듬으며 응원하기도 했다.
이윽고 아이바오는 푸바오를 낳았던 그 자리에서 첫 번째 쌍둥이를 낳았다. 아이바오는 새끼가 나오자 본인의 몸을 가누지 못하는 와중에도 세상에 태어나 놀란 새끼를 꼭 껴안고 혀로 핥으며 온기를 나누고 안정시켰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강 사육사는 “아이구, 엄마 힘들다” 하며 안타까워했다.
아이바오는 출산하는 와중에도 자신 곁에 있는 사육사와 장난하는 듯 교감하고, 새끼가 태어난 뒤 어느 정도 안정되자 아기를 입에 물고 보여주려는 듯 사육사 쪽으로 걸어오기도 했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가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하자 조심스레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 꼼꼼히 바닥에 흥건한 양수를 치워주고 나왔다. 아이바오도 그런 강 사육사의 움직임에 맞춰 청소 도구를 피해주듯 한쪽 다리를 드는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영상엔 강 사육사가 밤새 아이바오의 상황을 지켜보며 적은 출산 기록도 공개됐다. 이 기록장에는 진통을 시작한 때부터 출산까지 아이바오의 행동과 상태 등이 몇 분 단위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강 사육사는 새끼들이 태어난 후 아이바오의 남편 러바오(10세)와 푸바오에게 가서 “쌍둥이가 태어났다”며 기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에 누리꾼들은 “사육사와 판다의 찐사랑이다” “사육사가 양수 치우는 걸 아는지 발을 드는 아이바오가 똑똑하다” “사육사의 진심을 아이바오가 느끼는 게 눈물 나게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