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직, 한국에 필로폰 8만명분 풀었다

입력 2023-07-12 10:28 수정 2023-07-12 12:56
중국인 조직으로부터 필로폰을 공급받은 중국교포가 한낮 서울 도심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필로폰 1㎏을 운반하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중국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국내에 다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하다 적발됐다.

이 조직은 앞서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마약음료’를 유통한 일당에게도 필로폰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총책 A씨(36) 등 중국인 4명을 구속하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중간 판매책 B씨(50·중국교포) 등 21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구속자 중에는 현직 조직폭력배이자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한 C씨도 포함됐다.

경찰은 하부 판매책과 투약자 등 52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아울러 범죄 일당으로부터 시가 11억5000만원 상당인 필로폰 1.65㎏(5만5000여명분)과 마약대금 5700만원을 압수하고 판매수익금으로 구매한 고급외제차 등 9825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으로부터 밀반입된 필로폰 2.5㎏(8만3000여명분)을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는 지난 3월 25일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일당에게도 필로폰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A씨가 지난 3월 25일 충남 아산 모처에서 대량의 필로폰이 담긴 캐리어를 운반하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경찰은 이들 조직의 정점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중국 내 총책 D씨라고 보고 있다.

중국인 D씨는 과거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로 유통하다가 2018년 구속돼 실형을 산 뒤 지난해 중순 중국으로 추방됐다.

국내로 들어올 수 없게 된 D씨는 마약 유통을 계속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A씨 등 4명을 포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필로폰 공급과 운반, 판매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임대한 오피스텔에 ‘마약 창고’를 만드는 등 조직체계를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D씨는 지난 3월 A씨에게 중국 채팅앱(위챗)으로 지시를 내려 충남 아산에서 캐리어에 담긴 대량의 필로폰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전달받은 필로폰을 B씨 등 36명의 중간 판매책을 통해 유통했는데, 구매자는 소수의 중국교포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약자들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특히 B씨는 A씨로부터 전달받은 필로폰 1㎏가량을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대낮 서울 도심에서 다른 판매책에게 대면 판매하는 등 대범한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했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 있는 D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해 뒤를 쫓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