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호소하는 4세 딸에게 6개월간 분유만 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20대 친모가 항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친모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6일 부산지방법원에 동시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양측이 항소함에 따라 A씨에 대한 재판은 부산고등법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지난달 3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과실치상,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의 친딸인 B양(4)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0년 9월부터 B양 사망 당시까지 상습적인 학대 행위를 일삼았으며, 반 년간 식사를 주지 않거나 하루 한 끼 분유 탄 물에 밥을 말아 준 탓에 B양은 심각한 영양결핍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B양은 키 87㎝에 몸무게는 또래의 절반인 7㎏도 되지 않아 출동한 경찰관이 처음에는 사인으로 영양실조를 의심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검찰은 1심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행동이 부모, 아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의문이다. 피해 아동이 느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 사회와 영구적인 격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 당시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며 “평생 딸에게 속죄하며 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은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살아서 미라가 된 가을이, 누가 비극 속 진짜 악역인가?’라는 제목으로 다뤄져 공분을 일으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