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건양대병원이 개원한 해에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23년만에 나란히 임상병리사로 입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이다혜·다연(23) 자매가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후 최근 임상병리사로 이 병원에 입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언니 다혜씨는 진단검사의학과 채혈실에, 동생 다연씨는 심뇌혈관센터 심전도실에서 근무하게 됐다.
자매와 건양대병원의 인연은 23년 전 시작됐다. 2000년 5월 건양대병원이 개원하고 3개월 뒤인 8월에 산부인과에서 이들 자매가 태어났다.
이성기 산부인과 교수의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이들 자매는 당시 몸무게가 2.1㎏과 1.8㎏에 불과할 정도로 저체중이었다.
불가피하게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 했지만 이들은 고경옥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의료진의 극진한 보살핌 끝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덕분에 자매는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너희는 건양대병원 의료진의 보살핌 덕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자랐다.
어른이 되면 건양대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한 이들은 건양대 임상병리학과에 진학, 국가자격증 취득 후 결국 건양대병원 입사의 꿈을 이뤘다.
자매를 만난 이성기 산부인과 교수는 “23년간 자매가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 같은 병원 동료가 된 만큼 최선을 다 해 환자들을 함께 돌보자”고 말했다.
이다혜·다연씨는 “건양대병원 입사 외에 다른 진로를 생각한 일이 없었을 만큼 진심으로 병원의 일원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구성원이 되겠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