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가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을 품고 있는 폐철도 부지를 ‘건강한 도시숲’으로 만들기로 했다.
군산시는 국가철도공단과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군산시와 국가철도공단은 장기간 방치돼 있던 군산선 폐철도를 2025년 6월까지 도시바람길숲과 광장·놀이터로 조성하는 유휴 부지 활용사업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철도부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도시철길숲 조성사업은 도시바람길숲 사업의 핵심으로 160억원이 투입된다. 대상은 사정삼거리부터 옛 군산화물역까지 길이 2.6㎞ 길이, 면적 5.7㏊ 규모다.
5개 동을 잇는 철길숲에는 산책로와 숲, 휴게시설 등 여가생활 공간이 확충될 예정이다. 시는 주변 관광문화사업과 연계해 이 곳을 군산의 대표 녹색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주변 상권의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시는 2020년 3월 금암동 옛 한화공장과 폐철도부지 8754㎡를 도시재생숲으로 변신시켰다.
또 시는 15억 5000만원을 들여 공설시장 옆 철도부지에 광장과 놀이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올해 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강임준 시장은 “유휴철길을 활용해 녹색공간과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은 매우 의미있고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건강한 도시를 조성하는 철도유휴부지 사업 시행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옛 군산역과 익산을 오가던 철도 군산선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개설됐다. 일본이 호남평야 쌀을 군산항을 통해 반출하는 데 사용됐다. 30여년간 분노와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이 철도는 2007년 군산역이 내흥동으로 이전하면서 노선이 끊긴 뒤 방치됐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