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부실 시공과 이른바 ‘짝퉁’ 논란이 생겼던 ‘1592 거북선’이 결국 철거됐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일운면 조선해양전시관 앞에서는 작업 현장소장의 지시 아래 거북선 해체가 이뤄졌다.
거북선 선두에 달린 용 모양의 머리는 포크레인 움직임 한 번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였던 거북선은 순식간에 폐기물로 전락했다.
철거가 어느정도 이뤄진 뒤 철근 해체 작업도 진행됐다. 이번 작업에서 해체되는 양만 약 112t였다.
거제시는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거북선 해체 공사에 나선다. 수일 내 거북선을 완전히 철거하면 남은 폐기물을 소각장에서 불태우고 철근 등은 고물상에 내다 팔 예정이다.
이번 거북선은 경남도가 2010년 ‘이순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에 수입 목재가 섞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른바 ‘짝퉁 거북선’ 논란이 일었다.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렸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는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돼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거제시는 매각에 나섰으나 100t 넘는 무게와 심한 부식 등으로 7번이나 유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낙찰가는 154만원이었다. 최초 제작비 20억원과 비교하면 0.077% 수준이었다.
낙찰자는 이순신 장군 관련 시설에 이 거북선을 기증할 생각이었지만, 이동과 관리에 문제가 생겨 인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거북선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이라고 불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