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 갈아타기 현실화? 트위터 이용자 11% ‘급감’

입력 2023-07-11 11:26 수정 2023-07-11 11:30
스레드 홍보 이미지. 인스타그램 공식 블로그 캡쳐

트위터 이용량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SNS인 ‘스레드’ 출범 직후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레드가 출시 이후 5일 만에 이용자 1억명을 끌어모으는 등 초고속 성장을 보이면서 트위터가 직접적 타격을 받은 정황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인용한 트래픽(데이터 이용량)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 자료를 보면 트위터 트래픽은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전주 대비 5%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 줄었다. 급감한 트위터 트래픽은 SNS 이용자들이 스레드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위터 대항마를 자처해온 스레드는 지난 5일 오후 출시됐다.

WSJ은 최소 두 곳의 타사 추정치에서도 트위터 트래픽이 감소했다고 전하며 “이는 사용자가 두 가지를 병행하기보다는 스레드를 위해 트위터에서 떠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스레드는 출시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10일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역사상 가장 빨리 1억명을 모은 정보통신(IT) 플랫폼이 된 것으로 이전까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쓴 기록도 추월했다. 챗GPT는 2개월 만에 1억명을 모았었다.

스레드와 트위터는 모두 짧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한 SNS인 만큼 기능은 비슷하다. 다만 성능에서 스레드 쪽이 더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위터보다 긴 최대 500자의 글을 쓸 수 있고 동영상도 최대 5분 길이로 올릴 수 있다.

스레드는 트위터보다 월등히 나은 대안임을 선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유료화를 도입하고 일부 극우성향 이용자들의 계정을 대거 복구시키면서 불만이 나오자 이를 노리고 출시한 플랫폼이다. 대신 스레드에 가입하기 위해선 월간 사용자 20억명 이상을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스레드 가입자 1억명 달성 소식을 알리며 “대부분 자연적인 수요로 아직 별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5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CEO는 다음날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위터는 정말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주에는 2월 이후 최대 사용량을 기록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하나뿐이다. 여러분도 아실 것”이라며 “나 역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하나뿐’이라는 언급은 후발주자인 스레드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위터와 스레드 간 경쟁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려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 측면에서는 메타를 등에 업은 스레드가 트위트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마크 매하니 연구원은 “메타는 마케터가 관련성 높은 고객을 효과적으로 타겟팅하고 캠페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매우 능숙한 회사”라며 “스레드가 이 점에서 트위터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06년 출시 이후 스타트업 ‘팔러’ 등 여러 경쟁자를 물리치면서 여러 논란 속에서도 지금까지 SNS 강자로서 입지를 굳혀온 트위터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캐센드의 에릭 로스 연구원은 “트위터는 아주 오랜 기간 다양한 문제들이 찾아왔음에도 살아남았다”며 “(스레드라는) 폭풍우에 직면했지만 트위터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