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유럽 전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6만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GLOBAL) 호안 발레스테르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11일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지난해 5월 30일부터 9월 4일까지 유럽 내 사망자들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6만1672명이 폭염으로 인한 열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은 유럽에서 역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더위로 인한 사망자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한 연구는 없었다.
특히 극단적인 폭염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고령층 등 고위험 인구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2015~2022년 유럽 35개국 인구 5억4300만명에서 발생한 사망자 4518만4044명의 사인과 기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5월 30일부터 9월 4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열 때문에 숨진 사람은 모두 6만1672명으로 분석됐다. 특히 폭염이 심각했던 7월 11일부터 8월 14일 사이에는 사망자가 3만8881명에 달했다.
폭염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이탈리아(1만8010명)였다. 다음은 스페인(1만1324명), 독일(8173명), 프랑스(4807명), 영국(3469명), 그리스(3092명), 루마니아(2455명) 순이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6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폭염으로 조기 사망 여성은 3만5406명(100만명당 145명)으로 추산됐고, 남성은 2만1667명(100만명당 93명)으로 추정됐다.
발레스테르 박사는 “작년 여름 유럽의 기온은 이전 수년간 기온 변화에 따라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고 지난 10년간 가속화된 온난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예외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연구 결과는 유럽의 폭염 감시 플랫폼, 예방 계획, 장기 적응 전략 등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