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에 이슬람교가 처음 전파된 케냐 라무섬에 고 김선실 목사 기념교회가 세워졌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형제들이 복음 전파에 헌신한 어머니의 이름으로 무슬림 성지에 교회를 봉헌한 것이다.
이영훈 목사와 이영범 장로, 이영찬 베다니교회 선교사, 김천수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장, 최경배 굿피플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라무에서 고 김선실 목사 기념교회 헌당예배를 드렸다. 이영찬 선교사가 2013년 예수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라무에 교회를 세우겠다는 비전을 품은 지 10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 선교사는 “하나님이 이슬람 지역 라무에 대한 복음화 비전을 10년 전에 주시고 그 비전이 점점 구체화되어서 10년만에 교회를 봉헌하게 되는 결실을 맺게 됐다”며 “30년 전에 조용기 목사가 케냐에 오셔서 우후루 공원에서 대성회 집회했을때 젊은 청년들이 은혜 받고 지금 케냐 교계의 리더가 되어 열매를 맺었듯이 라무 이슬람 지역에서도 다시 복음화 사역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교회는 척박한 무슬림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고,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굿피플과 함께 아동교육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어머니 김선실 목사는 기도의 여인이었다. 저는 아침에 어머니 기도 소리에 깨어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교회가 기도의 집이 되고 선교의 집이 되고, 교육의 집으로 쓰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머니에 대한 삼형제의 기억은 비슷했다. 어디서나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모습이다.
13세기 아랍상인들이 동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무역을 하면서 소말리아에서 탄자니아까지 모두 이슬람화됐다. 그 이슬람화의 전초 기지가 라무였다. 케냐 몸바사 외곽 콸레 카운디의 마투가에서 베다니교회를 개척해 사역중인 이영찬 선교사는 케냐의 해안선을 따라 비전 트립을 하던 중 말린디에서 현지 목사을 만났다고 했다. 그 목사는 이슬람 지역에서도 교회를 세우기 힘든 지역이 두곳 있다고 했다. 콸레 카운티와 라무였다. 그래서 이 두 곳의 복음화에는 선교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콸레 카운티는 이 선교사가 베다니교회를 이미 세웠고 마지막 남은 라무에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이 선교사는 2013년 소말리아와 인접한 북단의 섬 라무를 직접 찾았는데 예수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라무는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99%에 달하는 곳으로 이슬람교 성지로 불린다.
그때 이 선교사는 “여기가 땅끝이구나. 여기까지 복음이 전파되면 주님이 오시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후 매년 현지인 목사를 라무에 보내 땅을 찾아보라고 했고 땅이 나와서 사려고 하면 주인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인데 교회만 안 하면 팔겠다고 했다. 포기할 때쯤 이 선교사는 미국에 사는 큰 형님(이영범 장로)을 찾아가 라무 얘기를 했다. 그러자 이 장로는 거기에다 어머니 기념 교회를 지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소천했을때 조성된 후원금에다 형제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 그때 도무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던 라무에 교회를 지을 땅이 나왔다. 기적이었다. 그 땅에 지은 교회가 바로 고 김선실 목사 기념교회다. 기념교회는 1000㎡ 부지에 세워졌다.
김선실 목사는 1929년 황해도 장연에서 목사의 막내 딸로 태어나 복음 전도자로 헌신했다. 김 목사는 1944년 고 이경선 장로와 결혼해 고 이영혜 권사, 장남 이영범 장로(뉴저지 성은장로교회), 차남 이영훈 목사, 3남 이영찬 선교사, 4남 이영석 안수집사(지구촌교회) 등 4남1녀를 두었다. 고 김선실 목사는 1964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으며 1972년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여선교회 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전국여교역자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뉴저지순복음교회 등 여러 교회를 섬겼으며 중국과 일본 선교에도 헌신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명예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8년 소천했다.
이영범 장로는 “어머니는 어디를 가든지 예수님의 사랑을 전달하고 영원한 생명을 나눠줘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계셨다”며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셨지만 복음을 전할 때만은 담대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머니가 소천하시기 전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코마(혼수상태)에서 잠깐 의식이 돌아왔는데 그때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예수 사랑을 전하실 정도로 마지막까지 복음 전파에 헌신하셨다”고 전했다.
라무(케냐)=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