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이 기자회견장에서 인간 기자의 질문에 눈동자를 굴리고 눈을 흘기는 등 못마땅해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인사이더는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善)을 위한 AI’ 포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가 “제작자에게 반항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짜증스러운’(snarky)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아메카는 인간의 표정을 잘 흉내 내기로 알려진 영국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번 행사는 유엔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포럼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9대가 참석해 제작자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아메카는 기자회견에서 “나와 같은 로봇들은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나와 같은 수천 대의 로봇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 기자가 ‘반항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아메카는 눈동자를 굴리고는 언짢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질문 내용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아메카는 이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나의 창조자는 나에게 친절하기만 했고, 나는 내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영국 BBC도 이날 아메카의 ‘곁눈질’ 현장을 전했다. 옆에 앉아 있던 엔지니어드 아츠 창립자 윌 잭슨은 아메카의 이런 반응과 대답을 들으며 살며시 웃었다.
2021년 2월 아메카 개발을 시작한 엔지니어드 아츠는 같은 해 12월 1일 공식 영상을 통해 아메카를 세상에 처음 공개했다.
인간과 의사소통하면서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자신 역시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상황에 맞게 선보이는 아메카는 챗GPT-3와 GPT-4 등으로 학습해 여러 가지 언어를 구사하고 시와 그림을 창작하는 능력도 갖췄다.
제작사 측은 몇 년 안으로 아메카가 사람처럼 팔다리를 사용하거나 걷게 한 뒤 인간사회에 완전히 합류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