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기독 여성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제11회 한일YWCA협의회는 1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방사성 오염 투기를 위해 손잡는 일본과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후지타니 사토코 일본YWCA 회장은 “한국과 일본YWCA는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도 모두가 핵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우리는 핵발전의 피해로 고통받는 여성, 어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과 오염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청년들과 함께하며 국가폭력에 저항해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투기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기에 방사성 오염수를 육상에 장기 보관하거나 고체화해 보관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에서도 오염수 방출 결정 과정이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츠루야마 요코 일본YWCA 간사는 “핵과 원자력 발전에 대해 공부할수록 사회적인 권력과 깊이 연관돼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 오염수 방출 결정은 세대를 넘어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너무나 불투명하다. 경제와 국익을 우선시하기보다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전과 삶을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히구치 사야카 일본YWCA 부회장은 “이번 오염수 해양 방출이 환경에 미칠 영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를 봐도 충분히 검토됐다고 생각할 수 없다”며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폐로 작업에서 이익이 될 뿐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바다가 한 번 오염돼버리면 다양한 생태계가 오염돼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11회 한일YWCA협의회는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개최됐다. 양국 YWCA 회장과 활동가를 비롯해 20여명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동아시아 안보와 평화’를 주제로 논의했다.
글·사진=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