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받은 장학금 4배로 돌려드립니다’

입력 2023-07-10 15:01

경제적으로 힘들 때 받은 장학금을 10여 년 만에 4배 많은 금액으로 돌려주는 가족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광주 북구는 “사랑재활주간보호센터 정지윤 대표 가족이 북구 장학회에 200만원을 맡기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정씨는 남편 없이 홀로 남매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의 가장이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어려운 지경이었다. 힘든 형편이었지만 공부를 곧잘 하던 딸이 2009년 북구장학회에서 저소득 장학생으로 선정돼 5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딸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되어 준 가뭄 속 단비 같은 장학금이었다. 어쩌면 한 학기 등록금에 불과한 대수롭지 않은 금액이지만 당시 생계를 걱정해야 하던 정씨 가족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같은 해 광주교대에 입학한 딸은 최근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교단에서 어엿한 직장생활을 하게 됐다. 장성한 아들도 현재 정씨와 함께 사랑재활주간보호센터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씨 가족은 가족회의 끝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10여 년 전 도움을 받았던 장학회에 십시일반 쌈짓돈 200만원을 모아 그때의 은혜를 갚자고 의기투합했다. 2009년 받은 장학금의 4배 많은 금액으로 되돌려주자고 약속한 것이다.

이들의 장학금 기탁식은 오는 12일 북구청장실에서 열린다.

문인 북구청장은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이 교사가 돼 다시 장학금을 내는 감동적 선례로 남게 됐다”며 “값진 장학금을 학구열에 불타는 후배들에게 다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