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 종합보고서를 맹비난한 데 대해 “우려했던 대로 야권의 태도는 시종일관 상식 밖이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민주당과 그로시 사무총장 면담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정치적 색안경을 낀 일방적 주장만 이어가며 국제사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깎아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안전을 확신한다면 일본이 그 물을 국내 음용수로 마시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냐’며 막무가내식 압박을 한 것은 중립적 국제기구 대표에 대한 존중이 아예 결여된 태도”라며 “그로시 사무총장의 깊은 한숨 소리가 대한민국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로 들렸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대한민국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할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라면 민주당은 왜 오늘 이 시간에도 방류되고 있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의 원전 오염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무턱대고 반대하는 무지한 태도를 버리고 IAEA의 권위와 국제적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그로시 총장 말대로 민주당이 집권하면 IAEA를 상대하지 않을 건가”라고 반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최우방국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정부 기관은 모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가 위험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오염의 증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IAEA 보고서에 대해 민주당처럼 평가한 나라는 일본의 무도한 반인륜적 행위를 극구 비호하고 두둔한다면서 IAEA를 비난한 북한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날 민주당 등 야당 의원 11명이 일본으로 출국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며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제발 정신차리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로시 총장은 지난 9일 민주당과 만나 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그로시 총장 모두 발언이 끝나자 강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그로시 총장은 초반엔 몇몇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후에는 의자에 등을 대고, 안경을 벗거나 중간중간 한숨도 쉬기도 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