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지지자들이 그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지 모임을 열었다.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8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참석하지 않았고 바그너그룹이 이 모임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WSJ이 전했다.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계정을 기반으로 한 주최 측은 참석자가 300여명이라고 밝혔다.
WSJ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들을 토대로 모임 장소에 적어도 수십 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최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텔레그램을 통해 “불운하게도 모두에게 나눠줄 선물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됐다. 어떤 도발적 행동이나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모임을 주도한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이번 행사는 여러분과의 만남이고 그 이상은 아니다”며 깃발과 ‘캠페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는 바그너그룹 깃발을 현장에 가져왔고, 스카프로 얼굴 일부를 가린 채 군복을 입은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많은 참석자는 칼 2개를 교차한 모양의 바그너그룹 로고가 그려진 검정 티셔츠를 입었다고 한다.
이들은 짧은 행사를 마치고 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WSJ은 바그너그룹 지지 모임이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앞날에 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고 해석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며 “아마도 오늘 그는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달 23일 “러시아 군부가 우리의 후방 캠프를 폭격했다”며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이끌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이후 모스크바까지 200㎞를 남겨두고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췄다.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란이 끝난 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공개적인 음성 메시지를 두 차례 올렸지만 자신의 위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