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맞춤 전략이었던 DK 탑 르블랑

입력 2023-07-07 21:52

디플러스 기아가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조커 픽을 갈고 닦아 승점을 챙겼다.

디플 기아는 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DRX를 2대 0으로 격파했다. 이날 승리로 6승4패(+5)를 기록, 4위 자리를 지켰다.

‘칸나’ 김창동의 탑 르블랑 픽이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이날 DRX 김목경 감독은 경기 후 패자 인터뷰에서 “상대의 탑 르블랑 사용을 배제한 게 치명적인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DRX는 김창동을 제때 견제하지 못해 14분 전에 탑 포탑 방패를 모두 내줬다.

DRX가 르블랑을 잡기 위해 선택한 미드 카이사도 빛이 바랬다. ‘쇼메이커’ 허수가 애니로 선회하자 ‘페이트’ 유수혁도 라인전에서 픽의 의미를 살리는 데 애를 먹었다. 상체에서 라인 주도권을 모두 내주게 된 DRX는 한타다운 한타 한 번 못해보고 첫 세트 넥서스를 잃었다.

상대의 챔피언 폭을 고려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승리로 이어졌다. 디플 기아는 DRX의 탑라이너인 ‘라스칼’ 김광희의 선호 챔피언을 보고서 이 같은 전략을 준비했다. ‘데프트’ 김혁규는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DRX가 탑에서 잭스와 레넥톤을 선호한다”면서 “그런 픽들은 르블랑으로 상대하기가 굉장히 편하다”고 밝혔다.

김혁규는 “DRX 상대로 1픽으로 르블랑을 뽑아놓고, 기회가 되면 탑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상대방이 밴픽 1페이즈에서 우리가 의도했던 대로 상체를 뽑았다. 우리는 2·3픽에 바텀 듀오(애쉬·밀리오)를 뽑아서 2페이즈에서 스와프 가능성을 엿봤다”고 말했다.

이어 “밴픽 2페이즈에서 남은 챔피언들 중 미드·정글러로는 가장 티어가 높은 챔피언들을 마저 뽑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3개 라인의 주도권을 모두 가져가는 그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꼼꼼한 준비와 밴픽 상황에서의 유연함, 두 가지가 모두 빛을 발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