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블랙핑크의 베트남 공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논란에 휘말렸다. 공연기획사가 공연 홈페이지에 중국의 주장을 반영한 남중국해 지도를 올리면서 베트남 정부 조사를 받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7일(한국시간) “베트남 정부가 블랙핑크의 수도 하노이 콘서트를 앞두고 주최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남중국해 지도와 관련한 자국 팬들의 비판을 수용해 조사를 시작했다”며 “중국에서 사용되는 ‘구단선’을 반영한 남중국해 지도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서쪽으로 베트남, 남서쪽으로 말레이시아, 동쪽으로 필리핀의 내륙으로 바짝 붙여 영해를 넓게 그린 9개의 선을 말한다. 동북쪽에 그린 선으로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포함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재판소는 2016년 구단선에 대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중국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은 판결을 무시하고 구단선을 채택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 구단선을 반영한 남중국해 지도를 사용하면 여러 국가의 항의를 받게 된다.
최근 구단선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로이터통신은 “베트남에서 남중국해 지도 논란은 구단선을 반영한 장면을 삽입한 미국 워너브러더스사의 신작 ‘바비’를 자국에서 상영 금지 조치한 뒤 블랙핑크를 통해 재발했다”고 전했다.
블랙핑크는 오는 29~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콘서트를 개최한다. 월드 투어 주최사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iME엔터테인먼트다. 이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공연 지도에서 구단선을 채택했고, 베트남 정부의 조사에 따라 변경을 결정했다.
브라이언 차우 iME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인에게 적절하지 않은 이미지들을 교체하겠다”며 “모든 국가의 주권과 문화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