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현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단속 등 상황에 대해 “범죄 수사하듯이 하면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 교육감은 3기 취임 1주년을 맞아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 교육감은 “킬러 문항은 당연히 잘못됐고 변별을 위한 트릭이라는 주장은 저희도 해 왔다”며 “사교육 산업 자체가 공교육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은 비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수사하듯이, 범죄 다루듯이,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하면 3∼4개월 후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킬러문항이) 정치적 쟁점이 됐다. 정치적 입장을 넘어 협치, 숙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든 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현재 서울 시내 초등학교 중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가 있는 곳은 395곳으로, 나머지 169개 학교는 행정적 부담 등을 이유로 배치되지 않은 상태다. 조 교육감은 “고액의 영어학원이 등장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영어 광풍”이라며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 영어 공교육 태스크포스(TF)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