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상트페부르크에 있다”고 말했다고 벨라루스 국영언론 벨타통신이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모스크바에 갔을지도 모르겠다”며 정확한 행방은 확실치 않으며 자신도 모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한 뒤 바그너그룹 대원들의 철수를 결정했다. 그는 그날 저녁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 벨라루스로 향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한동안 포착되지 않으면서 그의 행방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이 나흘 뒤인 지난달 27일 벨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벨라루스에 있다”고 알렸다.
프리고진은 지난 3일 텔레그렘에 41초 분량의 육성 메시지를 올려 ‘생존’을 알리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 메시지에서 반란 이후 자신의 상황과 현재 위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프리고진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그가 러시아로 향했다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 망명을 용인했음에도 다시 러시아로 향했다는 뜻이 된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스채널 CNN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낸 러시아 전문가 질 더거티는 “푸틴 대통령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프리고진이 살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