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메리칸항공과 제트블루의 노선 동맹이 결국 해체의 길을 걷게 됐다. 제트블루는 미국 연방법원의 노선 동맹 해체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트블루는 성명에서 “아메리칸항공과의 노선 동맹을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법원은 두 항공사의 노선 통합이 경쟁을 저해한다며 해체 명령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할 뜻을 밝힌 것이다.
아메리칸항공과 제트블루는 2020년 미국 뉴욕과 보스턴 노선에서 공항 수익과 슬롯을 공유하는 ‘노스이스트 얼라이언스(북동 연맹)’를 결성했다. 하지만 미 법무부가 두 항공사의 동맹이 시장 질서를 위협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5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북동 연맹 측은 승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동부 노선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가진 두 항공사가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동맹은 격렬한 경쟁을 제거하고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광범위한 협력으로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애초 두 항공사가 항소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버트 아이솜 아메리칸항공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곧 항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트블루의 뜻은 달랐다. 항소 제기 여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제트블루는 동맹 해체를 선택했다. 제트블루는 “항소는 포기한다”며 “이미 여행을 예약한 고객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트블루는 향후 스피릿항공 인수에 집중할 방침이다. “합병 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트블루는 스피릿항공 인수를 추진하다 지난 3월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법무부는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요금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