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공동주택 등에 대한 디자인 향상 프로세스를 본격 도입했다. 획일적인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개성 넘치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기 위한 혁신 정책이다.
광주시는 “7월부터 예술적 건축물 디자인을 위한 ‘주택건설사업 통합심의 운영규정’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수십 년간 아무 특색 없이 쌍둥이처럼 비슷한 얼굴로 들어선 도심 아파트 숲을 창의적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다.
시는 향후 아파트 단지가 저마다 독특하면서도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과 스카이라인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병풍처럼 도심 곳곳을 둘러싸게 될 아파트가 활력이 솟아나는 디자인을 통해 건축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던 다단계 심의는 최대한 합쳐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시는 민간 주택건설의 경우 주택법에 따라 심의를 개별적으로 나눠 밟는 과정에서 그동안 사업주체의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고 밝혔다.
당장 주택 건설사업의 장기화와 함께 개발행위, 건축, 경관, 교통영향평가 심의 등을 거치면서 수시로 심의기준이 바뀌어 디자인이 뒤죽박죽되는 사례도 적잖았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통합심의를 뼈대로 한 디자인 향상 프로세스를 과감히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 건축 인·허가권을 가진 시 도시공간국장을 단장으로 교통·환경·녹지 분야 전문가 등 10여 명이 참여한 ‘공동주택 디자인 지원단’(지원단)을 구성했다.
특화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 통합심의를 전담하는 지원단은 건축물 디자인의 다양성과 매력을 강화하고 심의기간을 단축하는 차원에서 운영 중이다.
지원단은 사업 주체가 도시경관과 건축물 디자인 향상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하면 공공성을 담보한 건축물 디자인을 사업 주체와 협의해 최종 결정하게 된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토대로 비슷한 외관의 아파트 신축을 최대한 억제하고 구조와 높이, 색상, 조명은 물론 각종 설비 등에도 수준 높은 디자인적 요소가 반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는 주택건설 통합심의는 도시경관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600세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건설사업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종호 시 도시공간국장은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릴 디자인 향상 프로세스가 원활히 추진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시범운영 결과를 분석해 창의적 디자인을 한 사업주체에는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 등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